[김소월 - 초혼]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2025. 9. 8. 23:06·🌱 잡담/좋은 시 모음

1. 전문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2. 잡담

초혼은 부를 초(招) 넋 혼(魂)으로 혼을 부르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입던 저고리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허리에 대고 지붕에 올라서거나 마당에 서서, 북쪽을 향해 [아무 동네 아무개 복] 이라고 세 번 부른다. 여기서 복은 復 회복할 복, 돌아올 복으로 다시 돌아오라는 뜻이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모두 죽은 이를 가리키는데 점점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는 1925년 12월 일제강점기에 발표되었다. 여기서 죽은 이는 잃어버린 조국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잃어버린 어떤 것, 잃어버린 사람, 잃어버린 여인에 대한 절규를 표현한 시다.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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