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문
낙화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 잡담
전체 내용은 이별 시이다. 시상이 봄에서 여름, 가을을 거쳐 꽃이 떨어지면서 점층적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마지막 연에는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절정을 이루며 시가 끝난다.
나는 이 시의 약간 다른 부분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4연 부분을 가장 좋아했는데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필요한게 낙화인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가장 유명한 첫 문장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도 꽃이 떨어지는 낙화가 필연적임을 나타낸다.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희생하고 나서야 더 큰 열매를 맺어 성장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싶다.
'🌱 잡담 > 좋은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소월 - 초혼]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0) | 2025.09.08 |
|---|---|
| [나태주 - 혼자서] 너 오늘 혼자 외롭게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0) | 2025.08.28 |
| [이육사 - 광야]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1) | 2025.08.10 |
| [정호승 - 꽃지는 저녁]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0) | 2025.07.26 |
| [윤동주 -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0) | 2025.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