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 한국소설] 두고 온 여름 - 성해나

2026. 1. 15. 00:37·🌱 잡담/책과 영화

1. 책 소개

 

두고 온 여름 | 성해나 | 창비 - 예스24

독자와 평단이 주목하는 신예 성해나의 첫 장편소설 우리가 두고 온 모든 인연과 마음을 위하여한 시절의 여운 속에서 전하는 애틋한 안부 인사첫번째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문학동네 2022)

www.yes24.com

 

밀리의 서재에서 2025년 한 해 내내 소설 최상단에 랭크한 책이어서 궁금했었다.

 

평이 상당히 좋았었고 분량도 172페이지 정도로 짧아서 부담없이 클릭해서 자기 전에 읽어보게 되었다.

 

한 3~4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이었다. 총 2일 정도가 걸렸다.

 

 

성해나 작가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이다. 신작마다 상위 랭크에 걸리고 평도 항상 좋다.

 

지금은 혼모노라는 소설이 밀리의서재에 또 올라와서 상위랭크에 있다.

 

아직은 오디오북으로만 등록되어있어서 못봤는데 언젠가 전자책이 들어오면 읽어보고 싶다.

 

 

 

2. 감상

비정에는 금세 익숙해졌지만, 다정에는 좀체 그럴 수 없었습니다. 홀연히 나타났다가 손을 대면 스러지는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증발해버릴까, 멀어져버릴까 언제나 주춤.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습니다. 가감없이 표현하고 바닥을 내보이는 것도 어떤 관계에서는 가능하고, 어떤 관계에서는 불가하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태어난 것일까요?

 

 

크게 두 인물 기하와 재하의 시선에서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나는 기하에게 좀 더 몰입이 됐었다. 나의 평소 생각들이 기하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성격, 태도는 어떤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던 것 같다. 가족을 대할 때, 친구를 대할 때, 어색한 사이일 때, 싫어하는 사람을 만날 때, 불편한 관계의 사람을 만날 때 태도가 항상 달랐던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다 그런 것 같은데, 가족처럼 편할수록 내 편한대로 행동하다가 선을 넘고, 말도 함부로 나가고 상처를 남길 때가 있는 것 같다. 

 

우리와 이어진 이들에게까지 짙은 그늘을 안겼습니다. 씻을 수도, 무를 수도 없는 상흔을 남겼습니다.

 

 

 

이 대사는 기하가 새어머니에게 상처주는 말을 한 후 독백이다. 말로 남겨진 상처는 물리적으로 받는 상처보다 더 기억에 크게 박히는 것 같다. 그 장면채로 기억에 남아서 쿨타임이 찰 때마다 한번씩 생각난다.

 

보통 피해의 기억이 더 선명하게 남는 것은 맞는 것 같지만, 이렇게 가해의 기억들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들도 꽤 있다. 그 때 그렇게 말하지 말걸 하는 후회가 남는 순간들, 되돌리고 싶은 순간들이 많다. 

 

이편에서 왔다가 저편으로 홀연히 사라지는 것들. 어딘가 숨어 있다 불현듯 나타나 기어이 마음을 헤집어 놓는 것들. 사진첩을 덮습니다. 옷장 깊숙이 그것을 감추려다 원래 놓여 있던 자리에 그대로 올려둡니다. 언젠가 또 우리는 그것을 펼치겠지요. 우리 삶에서 가장 돌아가고 싶은 한 순간을 그리면서요. 잘 지내시냐, 건강하시냐,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이들에게 닿지 못할 안부 인사를 보내며 말입니다.

 

 

여기서는 어떤 사건에 의해 기하네 가족과 재하네 가족이 다시 떨어져서 살게 된다. 그리고 재하가 그 때 남겨진 사진을 보면서 하는 독백이다. 

 

요즘은 다 스마트폰을 쓰니까 가금씩 갤러리를 뒤적이다보면 지금은 안부조차 잘 모르지만 한 때 꽤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보일 때가 있다. 어떤 사건이 특별히 없더라도 그냥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인연이 사실 대부분이다. 

 

가끔씩 안부라도 전하면 좋을걸 하는 마음에 메시지라도 해볼까 생각하다가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믿으며 괜히 귀찮게 하지 말아야지 하며 접게된다. 예전에 이런 얘기를 친구들이랑 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다 비슷한 생각으로 비슷하게 사는 것 같았다.

 

 

오전 열시에 출근해, 늦은 저녁을 먹고 자정쯤에야 하숙집으로 돌아값니다. 관광을 하고 싶어도 평일에는 마땅히 짬이 나지 않고, 주말에는 묵은 피로를 가라앉히느라 늦게까지 이불에 파묻혀 있기에 지난 여섯달 동안 이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재하가 일본으로 간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부분인데, 읽으면서 나랑 똑같네 싶어서 저장해봤다.

 

나도 부산에서 보낸 햇수는 4년이나 됐지만 뭐가 어디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부산에 오면 부산 이곳 저곳 잘 알게 될 줄 알았는데..

 

 

 

마지막은 작가님의 인터뷰로 구성되어있다.

 

기하와 재하가 '두고 온 여름'의 시절을 어둡게 되짚거나 무턱대고 낙관적이길 바라지 않는다. 사는 게 다 그렇듯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계속 슬프진 말기를, 서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언정 각자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는 사람이다.

 

인터뷰에서 작가님이 기하와 재하를 어떻게 설계했고 전체 스토리를 어떤 방향으로 구성하고 싶었는지 설명이 되어있어서 마지막에 소설의 전체적인 방향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에 숨은 의미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었고, 작가님 인터뷰를 통해 이해하게 된 부분도 있었다. 

 

 

한때는 내 곁에 있었지만 떠나간 이들을, 깨끗이 털어내지 못해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마음을 정리하며 이 소설을 썼다.

 

 

소설에서 상황에 대한 묘사가 담긴 부분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장면들이 함축하는 인물들의 심리나 이런 것들이 잘 묘사되어서 한번 더 생각해보게하는 소설 속 장치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언젠가 교과서에도 실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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